유리면봉의 "즐거운 내일"
계획없이 떠나는 전주여행....
처남 결혼식이 전주에서 있어서 이참에 전주 여행을 좀 해볼까 싶어서 아내랑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2박 3일 전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전주! 하면 첫번째로 생각나는게 "한옥마을"이라서 숙소는 한옥으로 정했답니다. 사실 몇년전에 전주 한옥마을을 한번 갔었는데 워낙에 시간에 쫓겨 갔었던지라 제대로 기억도 나질 않아요 ;;
이번 여행은 정해진 일정이 없습니다 ㅎㅎ. 그냥 가보는거죠 ^^ 발길 닿는대로..... 시간에 제약도 받지 않고...
집에서 전주한옥마을까지는 약 243km이군요....다행이 지안이가 잘 견뎌줘서 무사히 전주에 도착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숙소 쥔장님께서 사전에 안내문자를 보내주신게 있었어요. 전주한옥마을은 전 구간 차 없는 거리 운영으로 꼭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주말에는 한옥마을 공영주차장이 매우 혼잡하니 "남부시장 한옥마을 천변 유료주차장(후불/5,000원)을 추천하신다는 내용이었답니다 ㅎㅎ. 다른 주차장 정보도 함께 주셨지만 남부시장 천변 유료 주차장이 숙소,"가인당"과는 불과 300m 떨어진곳이라고 하니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곳에 주차를 했지요 ^^
우리 가족의 소중한 전주에서의 첫번째 밤, 한옥마을 "가인당"에서....
한옥 숙소 잡는게 쉽지 않더라구요...급하게 숙소를 알아보는것도 그랬었지만 선택의 폭이 너무 많으면 그게 더 골치아픈것 같더라구요... 어느곳이 좋다고 소문난곳인지 어디가 시설이 좋은 곳인지..전혀 감을 못잡겠더라구요...사실 그런거 따지는게 저는 조금 피곤합니다 ^^; 그래서 저의 감을 믿고 이곳 저곳 알아보다가 결국 선택한 곳은 바로 "가인당"입니다. 첫날 숙소는 제가 담당, 둘쨋날은 아내가 예약 담당을 했습죠~ㅎㅎ. 아내가 저를 못믿는 눈치입니다...저도 사실 숙소에 대한 자신은 없었지요 ㅎㅎ. 하지만 또 한편으론 기대도 됩니다..아들과 함께 하는 "한옥마을에서 한옥스테이" 좀 특별하지 않나요?ㅎㅎㅎ
숙소는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야 나옵니다. 시끄러운 캐리어 끄는 소리와 함께 골목을 한번 꺽고~ 또 꺽고~ 숙소 "가인당"이 나옵니다.
가인당 - "나래울"방
가인당에는 방이 12개가 있더라구요. 그중에 저흰 "나래울"방으로 예약을 했어요. 예약시점에 다른 곳은 이미 예약완료 상태여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요. 안으로 들어가니 방들이 옆으로 나란히 있습니다.
가인당.... 이곳의 첫 느낌을 묻는다면..."옛스러움"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실 제가 한옥숙소에 바라고 기대했던 부분이기도 해요. 인공적인 면이 덜해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
돌길을 따라 '나래울'방을 찾아 쭈~욱 들어가봅니다. 지나쳤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맨 마지막 방입니다. 그 이야기는 소음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겠다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는 거죠. 예전에 다른지역에 갔을때 한옥숙소에서 묵었었는데 역시 방음에 취약하더라구요..
한지를 붙인 창호가 방음이 잘 안됐었기 때문에 옛날에는 집안 어른들 입장에서는 의사소통면에서 좀 편했을겁니다. 반대로 손아랫사람들은 행동거지를 조심했어야 했을테니 참 불편하기도 했겠다 싶습니다. 지금하고는 또 많이 달랐잖아요?ㅎㅎ
창호를 보고 있으니 어렸을때 살았던 집이 생각이 나면서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ㅎㅎ. 창호는 두짝으로 되어 있어요. 맨 끝방 두개는 쪽마루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방은 열쇠로 잠겨져있고 비번으로 열기만 하면 됩니다.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비대면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것 같아요. 사용자 입장에서도 사실 편한부분이 많죠...뭐 번거로운 절차없이 바로 체크인 하면 되니까 시간도 단축될테고 숙소 입장에서도 비용면에서든 효율성에서든 그게 낫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내가 조금 당황했습니다 ㅎㅎ 본인이 예상했던 것보다 방이 많이 좁았나봅니다. 좁긴 좁더라구요..하지만 불편함 보다는 뭔가 아기자기한 맛과 포근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조명도 한몫 했던 것 같아요. 반면에 세면장은 의외로 넓습니다... 세면장 공간을 조금 줄이고 방 공간이 넓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구요 ^^;
짐을 풀고 조금 쉬었다가 남부시장 야시장을 다녀왔어요. 야시장을 갈땐 배를 좀 굶기고 갔었었야 했는데 저녁 먹은 시간이 조금 애매해서 결국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간단한것만 맛보고 닭강정 포장해서 왔네요.
쪽마루에서의 아침식사 그리고 커피...
가인당에서는 아침 조식으로 떡과 커피, 레몬차를 준비해주고 있어요. 서비스 시간은 08시 40분에서 09시 20분! 아침 8시 49분에 가인당쥔장님으로부터 문자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가인당입니다. 대문 옆, 가인당 카페에 아침 방금 나온 가래떡과 커피가 준비되었습니다"
지안이 아침밥으로 준비해온 '죽'도 데워야 해서 그걸 들고 가인당 카페로 갔습니다. 쥔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카페에서 준비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드뎌 사장님을 뵙는군요 ㅎㅎ. 참 친절하셨어요. 죽 데우는데 필요한 용기며 다른 안내 말씀까지...과하지 않으면서 부족하지도 않는 말수가 저는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ㅎㅎ.
그렇게 챙겨주신 아침 식사를 들고 아내, 아들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은 쪽마루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아침 식사를 했어요. 하늘이 참 맑고 예뻤고 아침 바람이 상쾌하더라구요. 거기에 따뜻한 커피한잔! ~~ 참 좋았습니다. 지안이도 가래떡을 꿀어 찍어먹으니 참 좋아하더라구요. 저는 이렇게 쪽마루에 앉아서 여유있게 서로 이야기 나우고 커피한잔 하면서 보냈던 시간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마무리
이튿날 숙소는 아내가 예약한 곳으로 갔어요. 훨씬 넓고 훨씬 깨끗하고 깔끔한 곳이었죠. 물론 더 비쌌구요.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그 한옥의 "옛스러움"은 찾아보기 힘든 곳이여서 오히려 한옥체험만 생각한다면 가인당에 점수를 더 주고 싶었어요.
숙소에서 나와 덕진공원에서 오리도 타고 "전주비빔밥'으로 유명한 "한국집"에서 점심을...하지만 한참을 기다려야 했죠(한번이면 충분한것 같습니다 ^^;) ~~ 그리고 그 다음날 결혼식 참석후 무사히 부산으로 복귀를 했답니다.
계획대로 무계획 여행을 했고 일정에 쫒기지 않는 자유로운 여행을 한 것 같아서 좋아습니다. 아직 전주에서 가보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게 많기 때문에 다음에 또 시간내서 다시한번 와보고 싶은 곳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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